


‘제주 하면 연상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제주의 삼다삼무 정신이 떠올랐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단어는 돌, 바람, 여자가 많고 도둑, 거지, 대문이 없다는 단순한 정보를 넘어 제주 지역의 특성 및 사람들의 강인한 정신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활용해 ‘제주은행에 가장 필요한 것과 제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제주은행의 ‘삼다삼무 경영 방침’을 수립했습니다. 제주은행이 지향해야 할 삼다 정신은 ‘신뢰, 행복, 혁신’으로, 제거해야 할 삼무 요소는 ‘스캔들, 두려움, 한계’로 정의했습니다. 향후 경영 활동의 원칙과 기준으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빅테크, 핀테크 기업이 금융업에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환경에 맞춘 변화와 혁신이 더욱 필요한 상황입니다. 제주은행도 최근 성장 정체와 수익 감소 등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오랜 기간 성장의 과정에서 소홀하게 된 금융의 기본을 다시금 다져 가고자 합니다. 금융의 기본은 ‘고객’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지역과 도민, 고객이 제주은행에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철저한 자기 반성을 통해 기본을 확립하며 작지만 강한, 기본에 충실한 은행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비즈니스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기존 경쟁 환경과 방식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 최근 3대 중기 비즈니스 혁신 방향을 수립했으며, 대대적인 조직 구조 변화를 도모할 예정입니다. 첫째 혁신 방향은 ‘리테일 금융 디지털화’입니다. 빅 플랫폼 제휴 중심의 디지털 금융 확장 전략을 실행에 옮겨 양적, 질적 성장을 추진하겠습니다. 둘째는 ‘SOHO 금융 집중화’로, 소상공인 특화 SOHO 챌린저 뱅크(Challenger Bank)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비즈니스의 선택과 집중 전략 및 실행 과제를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이행해나갈 것입니다. 셋째 ‘기업 금융 전문화’입니다. 기업 금융 운영 체계 재편, 그룹 솔루션 활성화, 수도권 영업 확장 등을 통한 기업 금융 확장 전략을 다각도로 고민 중입니다.
제가 꿈꾸는 제주은행은 ‘고객과 직원이 자긍심을 가지는 회사’입니다. 조직에 대한 직원의 자긍심은 ‘행복과 성장’을 원천으로 삼는다고 생각합니다. 직원의 행복은 결국 고객의 행복으로 이어지며, 직원이 성장해야만 조직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향 아래 취임 초기부터 다양한 실행 과제를 속도감 있게 수행했습니다. 직원들의 의견을 기반으로 사내 카페 신설, 원데이 클래스 운영, 사내 취미 및 소셜 활동 지원, 토론 광장 구축 등을 추진했으며 이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이 외에도 직원 성장 연수 로드맵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CDP(Career Development Program) 관리를 통해 단계적인 레벨 업을 도모 중입니다. 특히 핵심 비즈니스 및 직무에 특화된 SOHO와 기업, 디지털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자율적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해 자기 주도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하고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내 ERP 1위 기업 더존비즈온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ERP뱅킹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ERP뱅킹은 기업 자원 통합 관리 프로그램인 ERP에 금융을 접목하는 것으로, 기업의 실시간 자금 흐름과 거래 정보를 활용한 기업별 맞춤형 금융 제안이 가능해지며 비대면 채널을 통해 별도의 서류 준비 없이 빠르게 금융 거래를 완결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주은행, 신한금융지주회사, 더존비즈온 직원으로 구성한 TF를 운영 중이며 내년 초 상품과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업무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ERP뱅킹 사업은 자금 공급에서 소외된 지방 및 중저신용 중소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해 금융 사각지대를 채우는 중소기업 대상 서브 뱅크(Sub-Bank)로 자리 잡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해당 사업 추진이 가능했습니다. 프로젝트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 그룹 임직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새로운 혁신 모델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