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워리 상담소
신혼부부의 경제권, 누가 맡아야 할까요?  
2025.12
“결혼하면 돈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통장은 합쳐야 할까요? 따로 둘까요?” 신혼부부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경제권 문제. 한국경제교육원 서혁노 원장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최근 결혼을 한 신혼부부입니다. 처음으로 배우자란 존재가 생기다 보니 부부간 경제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네요. 요샌 경제권을 각자 갖는 집도 많다던데 따로 관리하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하나로 합치는 게 좋을까요? 만약 합친다면 어떻게 자산을 키워나가야 할지도 궁금합니다.

각자 다른 소비 패턴과 재무 목표를 세우며 살아오던 두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됐으니 조율해야 할 것이 참 많습니다. 자녀 계획이 있다면 출산과 육아, 교육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하고, 은퇴한 이후의 노후 생활도 조금씩 준비해야 하죠. 함께 미래를 설계해나가기 위해 가장 먼저 정리를 해야 할 부분이 바로 경제권 관리입니다.

요즘은 통장을 합치지 않는 부부도 많습니다. 각자 일정 금액을 내 공동 생활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지금까지 습관대로 간섭받지 않고 지출하거나 따로따로 재테크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서로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만큼 비계획적인 지출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아무런 목표나 계획 없이 자산을 관리하는 가정도 상당합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신혼 때 돈 관리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만약 부부에게 자녀 계획이 있다면 아이를 출산하기 전까지 소득의 60% 이상을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서 뜻하지 않게 외벌이로 돌아서는 가정도 있기 때문에 소득의 60%를 모으며 씀씀이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60% 이상 선 저축을 하게 되면 지출 규모가 확실히 작아지기 때문에 계획적인 소비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내 집 마련은 신혼부부 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

경제권 관리와 지출 규모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는 내 집 마련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해야겠죠. 눈여겨봐야 할 제도로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있는데 민영 분양과 공공 분양을 통틀어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주택과 공공주택은 청약통장 가입 6개월 경과 후 6회 차 이상 납입해야만, 민영주택은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이 지나고 예치금 조건을 만족해야 청약이 가능합니다. 또한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의 경우 자녀 숫자가 많을수록 가점을 부여한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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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자녀 계획이 있다면 ‘신생아 특별공급’이나 ‘신생아 우선공급’도 살펴봐야 합니다. 신생아 특별공급은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독립된 공급 유형으로, 공공 분양 전용 제도입니다. 신생아 우선공급은 민영, 공공 분양에서 생애 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중 일정 비율을 신생아가 있는 가구에 우선 배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둘 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임신과 입양도 포함되며 2년 이내 출생한 자녀가 있는 경우에 청약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출산 가구가 신생아 특별공급 또는 우선공급으로 청약할 경우 한도와 금리에 이점이 있는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을 받을 수 있으니 이 점도 참고해주세요.

충분한 대화와 논의를 통한 투자 방향성 설정

자산을 불려 나가려면 투자는 필수이지요. 다만 신혼부부는 지금껏 살아온 방식이나 경제 습관 등이 다르기에 투자하기 전 몇 가지 사항을 확인해야 하는데요, 첫 번째는 현재 각자의 재무 상태를 100% 공유해야 합니다. 월급은 기본이고 예금, 적금, 투자금, 부채, 지출 패턴까지요. 두 번째는 투자 성향 파악입니다. 주식이나 코인을 선호하는 공격적인 성향인지 예금이나 채권, 적금 중심의 안정적인 성향인지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고 만약 상이할 경우 이를 조율해나가야 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목표 설정입니다. 단기(1~3년), 중기(3~7년), 장기(10년~)로 투자 목표를 나눠 매달 얼마를 투자할지 결정합니다. 또 투자는 되도록 공동 계좌로 운영하는 걸 추천합니다.

만약 투자 경험이 많지 않다면 초보 투자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주가지수 추종 상품을 권합니다. 지수는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반영하니 경제 성장에 따른 이익을 함께 누릴 수 있죠. 일례로 미국 주식 시장의 성장성에 투자하고 싶지만 특정 종목 또는 섹터 선정이 어렵다면 미국 경제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S&P500 지수 추종 상품을 선택하면 되고, 한국 시장의 성장성에 배팅하고 싶다면 코스피 또는 코스닥 지수 추종 상품을 매수하면 됩니다. 모쪼록 현명한 경제권 관리로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시길 응원합니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경제 주간지 더 스쿠프에 재테크 칼럼을 연재 중이며, 저서로는 <내 월급에 딱 맞는 쪽집게 재테크> <2030 밀레니얼 세대는 이렇게 재테크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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