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학년 아이를 둔 워킹맘입니다. 요즘 아이의 변화와 앞으로의 성장 방향에 대해 더 자주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 곁에서 함께하며 든든한 지지가 돼주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출퇴근 시간은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고, 어느 순간부터 ‘회사냐, 자녀냐’라는 질문 앞에 서 있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와 함께해주고 싶은 마음과 직장인으로서 내 역할을 포기하지 않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현명할까요?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 소장이자 행복한 가정 및 조직문화 혁신을 이끄는 일∙가정 양립 전문가.
펴낸 책으로는 <일하는 엄마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40대, 이력서 쓰는 엄마> 등이 있습니다.
A.
일이냐, 아이냐. 이 기로에서 “퇴사하는 게 맞을까요?”라는 질문을 그간 숱하게 들어왔습니다.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질문이 올라오면 댓글은 “버텨라”와 “그만둬라”로 팽팽하게 갈립니다. 버티라는 쪽은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클수록 돈은 더 많이 들고, 무엇보다 고학년만 돼도 엄마를 찾지 않는다고요. 반면 그만두라는 쪽은 시간을 이야기합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아이 옆에 있어 주라고요. 둘 다 맞는 말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아쉬움은 남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후회를 덜 할 수 있는 쪽으로 충분히 고민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 건, 그 고민의 출발점이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진짜 아이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너무 지쳐서 아이를 이유로 잠시 쉬고 싶은 것인지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물리적인 시간보다 ‘어떤 부모’인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매일 성실히 일하는 모습,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하기 싫은 일도 해내는 모습. 이 모든 것이 아이에게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몸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아이와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면 세 가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첫째, 퇴근 후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하루 10분, 아이의 눈을 보며 공부와 학원에 대한 것이 아닌 오늘의 일상을 물어봐 주세요. 이때 가벼운 스킨십을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둘째, 아이의 이야기를 판단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세요. 고학년 아이가 말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모에 대한 신뢰가 크다는 뜻입니다. 엄마가 내 편이라는 느낌, 그것이 아이에게는 가장 든든한 지지입니다. 셋째,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잠들기 전 짧은 대화, 주말 아침 산책처럼 작지만 꾸준한 루틴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이 작은 실천들이 쌓이면, 일과 아이 사이의 균형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회사냐, 자녀냐’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나도 아이도 잘 성장할 수 있을까?’로 질문을 바꿔보세요. 이분법적인 선택이나 완벽한 균형을 추구하기보다 지속가능한 균형을 찾는 것. 그것이 워킹맘으로서 오래 버티는 힘이고, 아이에게도 가장 좋은 선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