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워리 상담소
30대 미혼, 연금저축·IRP 가입 필수일까요?
2025.07
현금이 오랜 기간 묶이는 유동성 리스크 때문에 연금 투자를 망설이고 있진 않나요? 노후 준비와 세제 혜택 모두 놓치지 않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올해 초 연말정산 후 결정세액을 보니 환급 금액이 너무 적더라고요. 세액 공제 혜택을 위해 연금저축이나 IRP에 가입해서 매월 납입을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직 30대 중반이고 내 집 마련이나 결혼 자금 등 앞으로 큰돈이 들어갈 일도 많을 텐데요, 55세까지 해지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요. 30대 미혼인 저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까요?

전 미국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일의 우선순위를 시급성과 중요성에 따라 4가지로 나누었습니다. 후에 이를 표로 정리한 것을 ‘아이젠하워 매트릭스’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지점은 ‘중요하지는 않지만 급한 일’과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이 서로 충돌할 때입니다.

우리의 인생에서 ’시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의 대표적인 항목이 바로 노후 준비일 것입니다. 하지만 노후는 누구에게나 닥치기 때문에 일찍 시작해 두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급하고 중요한 일’로 이동합니다. 무엇보다 노후 준비에 있어서 흘러가버린 시간을 보완할 수 있는 요소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기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요소는 바로 ‘시간’입니다. 투자에 있어 시간은 친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기억해두면 좋겠습니다.

🔍 노후 준비는 과연 어디에 위치할까?

유동성 리스크를 보완하는 연금 투자의 대안은?

노후 준비의 대표적인 상품이 연금저축과 IRP(개인형퇴직연금)입니다. 이 연금 계좌 2종은 노후 준비와 더불어 세액 공제를 목적으로 납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두 ‘만 55세’ 연금 개시 상품이기에 사연 속 구성원의 고민처럼 돈이 지나치게 오랜 기간 묶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 즉 가까운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유동성의 위기’에 대한 걱정으로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러한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 첫 번째 대안! 소액으로 연금저축 시작

월 30만 원 정도의 소액으로 연금저축 납입을 시작해보세요. 10만 원이나 20만 원도 좋습니다. 내 집 마련이나 결혼 준비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적은 금액으로 노후 준비 맛보기를 해보는 것이지요. 이때 IRP보다는 연금저축을 추천하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계좌 운용의 자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의 종류가 더욱 많고 위험 자산 투자 비율도 제한이 없습니다. 또한 연금저축은 부분 인출이나 투자한 금융 상품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합니다. 이 점을 잘 활용하면 연금 계좌가 주는 ‘유동성 불안감’도 상쇄할 수 있습니다. 특히 IRP는 연금저축보다 환매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중간에 계좌를 해지하게 될 경우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답니다.

☑️ 두 번째 대안! 세제 혜택이 있는 ISA 시작

세제 혜택이 있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먼저 시작하는 것도 좋은 대안입니다. ISA는 납입금에 대한 공제 혜택은 없지만 연간 2000만 원씩 5년간 최대 1억 원의 넉넉한 자금을 납입할 수 있는데요, 특히 계좌를 만든 시점을 기준으로 만 3년 이상만 되면 약정한 세제 혜택들을 제공합니다. 3년이라면 ‘만 55세’보다는 부담이 적은 기간이지요.

ISA와 연금 계좌 2종을 묶어 흔히 ‘절세 3총사’라고 합니다. 과세이연은 연금 계좌에서도 주어지는 혜택인데요, 세금으로 먼저 나갔어야 할 돈이 내 계좌에 시드 머니로 보다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배당소득세가 15.2%, 양도세가 22%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강력한 혜택이지요. ISA 운용을 통해 이러한 세제상의 이점을 경험한다면 중장기적으로 노후 준비에 있어 연금 계좌의 중요성을 아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 ISA 세제 혜택 3가지

과세이연
계좌를 운용하는 동안 발생하는
소득세와 양도세를
원천 징수하지 않음
저율 과세

수익과 손실을 합산해 200만 원을
초과한 수익에 대해서만
9.9%의 고정 세율을 부과

분리과세

종합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처리

당장, 하지만 ‘대충, 가볍게’

연금 투자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소소하게 해보자’는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노후 준비를 완벽하게 시작한다는 거창한 계획, 세액공제 혜택 한도만큼 꽉 채우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은 조바심, 최상의 포트폴리오로 높은 수익률을 내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 합니다. 연금 투자 시작 시점에 따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연금 수령액은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일단 지금부터라도 소소하게 시작을 해둔다면 추후 여유가 생겼을 때 바로 납입금을 증액하는 등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면 추후에도 비슷한 고민을 하며 망설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부디 지금 당장,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연금투자 시작을 위한 현명한 태도

오기찬

KOTRA에 재직 중인 15년 차 직장인. 배당주 및 자산 배분 투자를 11년째 해오고 있다. 조기 은퇴보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단단한 연금 자산 만들기에 관심이 있다.
저서로는 <지금 당장 연금 투자를 시작하라>가 있다.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