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운동 정보는 넘쳐나고 체중 조절을 돕는 약까지 등장했지만, 여전히 다이어트를 고민합니다. 지금의 다이어트는 정말 의미 있는걸까요? 대체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 걸까요?
우창윤
내분비내과 전문의로 서울 아산병원 통합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비만 대사질환 치료를 중심으로 진료하는 윔 클리닉의 대표 원장이다. 구독자 142만 명의 의학 콘텐츠 채널 <닥터프렌즈> 출연 중이며, 저서로는 『살찌지 않는 몸』을 펴냈다.
A.
바쁜 직장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수면은 부족하고, 스트레스는 쌓이고, 온종일 앉아 일하다 퇴근하면 몸은 녹초가 되지요. 이런 상태에서 제아무리 신선하고 건강한 샐러드가 눈앞에 있다 한들 배달 앱 속 떡볶이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내 의지가 약해서 그래,
내일부터 먹지 말아야지!”
사실 살이 찌는 것은 게으름의 결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몸과 뇌가 현재의 생활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과정에 가깝죠. 그러니 무작정 의지를 다잡을 것이 아니라 의지가 시험에 들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이를 ‘몸의 기본값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표현합니다. 최근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는 ‘GLP-1’ 역시 원래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생활 속에서도 이 호르몬이 잘 분비되도록 하려면 건강한 생활 습관을 루틴화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굶고 버티는 다이어트에서,
몸의 기본값을 회복하는 다이어트로!
첫째, 하루의 첫 끼를 제대로 채워야 합니다. 아침이든 점심이든 첫 식사에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하루 종일 식욕이 쉽게 흔들립니다. 삶은 달걀 2개와 두유 1개를 기본으로 사과 반쪽, 키위 하나, 블루베리 한 줌 등의 과일이나 브로콜리, 양배추 같은 채소로 식이섬유를 더해주면 좋습니다. 첫 끼에 단백질 20~30g을 챙겨야 혈당이 급하게 치솟는 것을 막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둘째, 바쁜 직장인에게는 매일 한 시간의 운동보다 식후 15분 산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할 수 있으며 혈당 변동 폭이 줄면 인슐린 분비 부담이 줄어 식후 졸림이나 허기, 단맛에 대한 갈망도 조절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한두 층은 계단으로 오르고, 양치 후엔 스쿼트 20회, 퇴근길 한 정거장 걷기 같은 작은 근육을 사용하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셋째, 다이어트를 흔히 식사와 운동만의 문제로 생각하지만, 잠이 부족하면 몸은 체중을 줄이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잠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더 많은 에너지를 찾으려 하고, 뇌는 달고 기름진 음식을 더 강하게 원하니까요. 수면도 대사 관리의 일부이니 잠을 충분히 자야 몸은 덜 긴장하고, 식욕도 조금 더 안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이어트할 때 꼭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죄책감’입니다. 많이 먹은 다음 날, 벌을 주듯 굶을 것이 아니라 다음 끼니를 평소의 건강한 리듬으로 되돌리면 됩니다. 다이어트는 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평생을 굶고 참으라는 뜻이 아니라 덜 참아도 되는 몸, 덜 흔들리는 환경, 먹고 나서도 죄책감 대신 만족감을 느끼는 삶을 목표로 하자는 것입니다.
내 몸을 위해 작은 습관부터 바꿔보세요!
생각해 보면 우리가 원하는 몸은 무조건 마른 몸이 아닐 겁니다. 에너지가 안정되고, 식욕이 덜 흔들리고, 근육이 살아 있고, 잠이 회복되는 몸 아닐까요? 그러니 한 번 많이 먹었다고 ‘나는 역시 안 돼’ 라는 생각에 스트레스 받고, 다시 음식을 부르는 악순환을 만들지 마세요. 체중은 결과 중 하나일 뿐이고 혈당의 출렁임, 수면의 질, 근육의 힘, 식욕의 안정감, 하루의 에너지 수준이 함께 좋아져야 진짜 회복입니다. 다이어트는 나를 미워해서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 내 몸을 다시 돌보기 위해 하는 따뜻한 보살핌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